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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가 떳는데.../딩굴딩굴

2차 발효과정(feat. 허브식초완성)

안녕하세요 hyeon이 입니다.

오늘은 저번에 만들어 놓고 시간이 오래 걸려 잊고 있었던

미니사과식초가 1차 발효과정이 다 끝나서 2차 발효를 하기 위해 걸러 주는 작업을 했습니다.

 

 

-자연발효-

1차발효식초사진

 

 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발효를 자연 발효라고 합니다. 이런 발효는 이스트를 이용해서 발효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해요. 저도 이스트나 다른 첨가 제품을 넣지 않고 정말 잘 발효가 될 수 있을까 엄청 긴가민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. 실제로 이스트를 넣어서 발효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었거든요. 그래서 자연발효에 대한 실패감이 만들어 보지도 않았는데 생겨 버리 더라고요. 도중에 곰팡이가 펴서 버릴까 봐 걱정도 되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완성되어 가는 것 같아서 한시름 놓았어요. 이제 다시 하염없는 기다림의 시작이네요. 자연으로 발효되는 과정이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게 아닌 거 같아요.

 

발효식초사진

 

 

 쉽게 가면 좋은데 저는 도중에 엄마랑 실랑이를 좀 했어요. 식초 만드는 법을 보면 뚜껑을 덮지 말라고 되어 있어서 천으로 덮어 놓으니까 초파리들이 하나둘씩 보이더라고요. 뚜껑 덮어야지 초파리 안 꼬인다고 덮으라고 하셔서 일단 덮었다가 저녁에는 열어놓았다가 아주 난리도 아녔습니다. ㅋㅋ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만든 아이들 모두 1차 관문을 통과해서 2차 발효에 들어갑니다. 

 

 

-1차 발효식초 거르기-

 

 1차 발효가 된 식초는 처음 2주에서 3주 사이에 걸러 주면 되는데요. 에리스리톨을 넣은 사과는 오늘까지 21일 딱 3주가 된 시점에서 걸려 주었고요. 에리스리톨로 담고 나서 남은 미니 사과로 더 만들어둔 게 있는데 그거는 미니사과랑 원당을 넣어서 만들 봤어요. 원당을 넣어서 만든 아이는 물 2000ml에 원당 밥숟가락으로 다섯 스푼을 섞어서 만들었습니다. 이 과정에서 물에 원당을 녹인 다음 사과가 들어 있는 통에 넣어 주시는 게 좋습니다. 에리스리톨로 먼저 만들고 다음날 만들었기 때문에 별 차이가 안 나서 이아이도 그냥 에리스리톨을 넣은 아이랑 같이 걸러 주기로 했습니다. 확실히 원당을 넣어서 만든 것이 더 발효가 잘되는 거 같아요. 효모 성분이 당분을 먹고 번식하기 때문에 그런 거 같습니다. 미용의 목적으로 만든 허브 레몬식초도 원래 1주일에서 2주 정도에  걸러 주긴 하지만 오늘까지 12일 정도가 되었더라고요. 향도 꽤 잘 베어 나온 거 같기에 그냥 오늘 걸러 주었습니다. 요 아이는 2차 발효 과정 없기 때문에 그냥 사용하시면 됩니다. 하지만 난 좀 더 있다가 2주를 채워서 걸러 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2주 뒤에 걸러 주셔도 무방합니다.

 

 

열탕소독사진

 

빈 유리병을 열탕 소독해줍니다. 오늘만 4개의 유리병을 소독했는데  헉 굉장히 더웠어요.

 

1차발효식초사진1차발효식초사진

 

에리스리톨로 발효시킨 것을 먼저 걸러 주었습니다. 면포를 벗겨주고 사과를 채반으로 걸러 주세요. 

 

1차발효식초사진1차발효식초사진

 

 그리고 채반으로 걸러서 나온 물을 열탕 소독해둔 유리병에 담아 줍니다. 저는 유리병에 옮겨 담기 전 다시망을 덮어서 한 번 더 걸러 주었습니다. 원래 만드는 과정에서 한 번 더 곱게 걸러 주라는 말은 없고 걸러서 나온 물을 유리병에 담으라는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. 하지만 다른 이물질이 떠 다니는 게 저는 거슬리더라고요. 그래서 한 번 더 걸러 줬습니다. 이건 그냥 제 주관대로 해준 거라 원래 만드는 과정을 따라 해 주셔도 상관없습니다.  하지만 막상 이렇게 걸러주고 나니까 초막 성분이 안 들어가서 발효가 안되면 어떡하지?라는 걱정이 들긴 하더라고요. 안되면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하다가 한참 뒤에 유리병 아래를 봤더니 침전물 같은 게 가라앉긴 해서 그나마 다행인 듯싶어요.

 

허브레몬식초사진허브레몬식초사진

 

왼쪽 사진이 허브 레몬식초인데요. 정말 허브향이 강렬합니다. 이 아이도 한번 걸러서 유리병에 넣어주었어요.

 

발효식초사진

 

 왼쪽이 허브식초이고 오른쪽이 미니사과로 만든 1차 발효과정이 끝난 아이입니다. 미니사과로 만든 것은 2차 발효를 해야 하고요. 왼쪽은 맨 처음 설명에서 언질 하였듯이 완성품 이기에 그냥 사용해도 무방합니다.

 

1차발효식초사진

 

  그리고 이 사진이 원당과 미니사과로 만든 것입니다. 1000ml 두병이 나왔네요.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 남았습니다. 이상태로 2~3주간 발효시켜야 완성됩니다. 그리고 2차 발효 과정에서도 뚜껑은 열어두라는 말이 있는데 전 이번에는 닫아두었다가 상태 봐가면서 면포를 씌워서 밖에 두던지 해야겠어요. 엄마와의 전쟁은 피하고 싶기에 ^^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.

 

-개인 적인 느낌-

 오늘은 미니사과가 1차 발효를 끝내고 2차 발효에 들어갔습니다. 왜 이걸 만든다고 난리를 쳤을까?라는 생각도 들긴 해요. 시중에 좋은 거 얼마든지 많이 파는데 사서 먹으면 되지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 봄으로 인해서 자연발효 식초를 만들어서 파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만드시는지 또 뭐든지 쉽게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것은 없구나 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. 저 역시 이런 천천히 만들어지는 슬로푸드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다시 한번 음식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기록의 일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.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하루 쉽진 안겠지만  한 박자 쉬어서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로운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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